나의 단상(斷想 )
가을의 기도(祈禱)- (故)김현승 詩
Big Roots
2015. 9. 28. 10:41
가을의 기도(祈禱)
김현승(1913~1975)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신앙(기독교)을 바탕으로 하나님(절대자)을 향한 소망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이다.
가을의 쓸쓸함을 경건한 영적 삶과 연결하여 표현하고,,
까마귀를 바라보며 비유의 언어로 삶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고독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을의 전령 담쟁이
백양사 단풍(촬영: 담천 2008.11.10. 오후10:16)
내장산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