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상(斷想 )

시(詩) : 석류(pomegranate) - 이가림

Big Roots 2025. 9. 10. 22:15

석류(pomegranate)

이가림

추억은 아름다운 것. 30년 동안 가을이면 탐스런 열매로 오가는 이의 시선을 끌던 대문 앞의 석류가  갈무리를 잘 못하여 2017년 겨울 추위로 동사하였다. 내가 없어진 석류를 못내 아쉬워하니 친구(JSJ)가 사진 위에 시(詩)를 담아 보내왔다..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