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사연 칼럼
세금으로 만든 2% 경제성장, 선방한 기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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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
2020. 01. 31. |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로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그것도 세금을 쏟아 부어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선방한 기록이라고 했다. 경제가 강팀의 도전을 받고 승리를 지켜낸 무슨 스포츠경기인가.
경제실상은 각종 통계와 경제주체들의 체감으로 평가된다. 성장률·투자·소비·수출·일자리 등 어떤 통계를 봐도 좋아진 곳이 없다. 통계도 비교대상과 비교시점, 추세를 보고 평가해야 하는데 정부는 나쁜 점은 감추고 통계를 잘못 읽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한국경제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우긴다.
모든 경제주체가 그동안 쌓아올린 한국경제의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정반대다. 삶의 현장에는 활기가 사라졌다. 설 명절 민심이 싸늘했던 이유다.
운동경기에서는 한 점이라도 많으면 이긴다. 그러나 경제정책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느 선에 도달하면, 예컨대 2% 턱을 넘으면 선방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을 남기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예산집행을 독촉했다. 공무원 월급 앞당겨 지급하기, 한겨울에 나무심기, 도로 아스팔트 재포장하기, 학기 중에 학교 칠판 바꾸기 등을 서둘렀다.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했다. 그래서 만든 게 2%였다.
성장률 둔화는 글로벌 경기 탓이 아니라 투자 감소와 민간소비 부진 때문이었다.
정부소비는 6.5% 늘어났지만 민간소비는 1.9%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8.1%로 2009년 이후 최대 폭 감소였다. 건설 투자도 3.3% 줄었다.
2% 성장을 이루는데 정부가 기여한 몫은 75%, 민간은 25%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소비가 없었다면 성장률이 0.5%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만든 성장률을 선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험문제를 미리 가르쳐주고 성적 올랐다고 떠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어붙였지만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오히려 0.4% 감소했다. 실질 GDI는 국내에서 생산 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과 가계 등 국내 경제주체들의 구매력은 이처럼 감소한 것이다.
경제성장 정책은 자본.기술.노동 등의 Input 요소가 있어야 Output의 성장이 있는 것인데, 소득주소성장 정책이라 말함은
input이 없는 output을 이야기하는 거짓된 경제론리이며, 국민을 속이는 퍼주기식 복지정책에 불과한 것이다. =Moon K.Lee
생산성과는 관계없이 임금 올리고 근로시간 줄여 성장하는 경제가 어디 있는가. 친(親)노조·반(反)기업·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건 나무위에서 물고기 낚겠다는 것과 같다. 모든 선진국은 규제혁신과 감세, 노동 개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을 편다. 우리는 거꾸로 간다. 노동개혁을 하겠다는 말은 있어도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없다. 기업의 발을 묶는 그물망 규제는 즐비하다. 국민연금으로 기업경영에 간섭하겠다는 것이나 ‘타다’를 금지하고 대기업에 여성이사 1인 이상을 의무화하며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것 등등은 새로운 규제다.
올해에도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정책을 계속한다면 성장과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 걱정인 것은 미래를 이끌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금으로 성장과 일자리 만들고 국민 지갑도 채워준다는 건 정책이 아니라 일종의 마법이다. 그런 마법의 결과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누적이다. 누가 세금을 낼 것이며 국가채무는 누가 갚을 것인가.
복지와 분배가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성장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주도경제, 세금주도경제에서는 성장의 지속은 불가능하다. 세금 퍼부어 성장률 끌어올려놓고 선방했다고 하면 우승컵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 경제정책은 숫자놀이가 아니다. 경제를 살리는 길은 기업을 뛰게 하는 친(親)기업·친시장 정책에 있다. 정책전환을 하지 못할 까닭이 어디 있는가.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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